이번 글은 역학원리강화의 내용을 해석하고 정리한 5번째 글입니다.
역학원리강화 6. 체용(體用)에 따른 음양 구별의 변화
체용(體用)론은 사물이나 현상의 속성을 음양으로 구별하기 위해서 알아야 하는 핵심적인 개념입니다.
하지만 한의대 교과 과정에서 소홀하게 다루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 역학원리강화가 한의대생에게 필독서가 되어야 하는 이유는 체용론에 대해 상세하고 쉽게 설명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체용에 따른 사물의 음양 구별
음양론에서 음양의 구별은 고정불변의 것이 아니고 기준이나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나 같은 사물에 대해 음양이 바뀌는 데에는 일정한 기준이 있습니다.
음양 구별을 확실하게 규정하려면 행사(行事, 운동으로 이해해도 됨)나 물체에서 체용(體用)의 관계를 잘 알아야 합니다.
경우에 따라 한 사물을 운동적인 면인 작용성(用,쓰임, 운동으로 이해해도 됨)을 주로 생각해야 하는 경우가 있고 그 형체(體)의 청탁이나 경중을 주로 생각할 일이 있습니다.
용은 사물의 동적인 운동적 측면, 체란 형체의 청탁이나 경중과 같은 정적인 모양을 말하는 것입니다.
한 가지 물체나 사리에도
- 반드시 대립적인 양면상이 있으므로
- 내면이 음성이면 외면은 양성이 되고
- 내면이 양성이면 외면은 음성이 됩니다.
- 어떤 현상이 생기려면 반드시 양면적인 구별이 있어야 한다.
역학(음양)과 상대성 이론이 유사함을 느껴보자.
체용에 따른 음양 호변(互變)을 예를 들어 설명해 보겠습니다.
왼손과 오른손
체로 구분할 경우: 좌양우음. (왼손이 작고 가벼우며 위품이 높아 귀격(貴格)이므로 왼손이 양이 됨.)
용으로 구분할 경우: 우양좌음. (오른손이 왼손보다 민첩하고 활동적이므로 오른손이 양이 됨.)
하늘과 땅
체로 구분할 경우: 하늘은 상(上)에 있어 청(淸)하므로 양에 속하고, 땅은 하(下)에 있어 탁(濁)하므로 음에 속합니다.
용으로 구분할 경우: 하늘에 속해 있는 일월이라는 광명체는 자기가 속한 하늘은 밝게 하지 못하고 지면에 와서 더욱 광명을 내며, 열또한 지면에 와서 더 발열합니다. 따라서 하늘은 성능면에서 차갑기 때문에 음에 속하고 땅은 반대로 양에 속합니다.
해와 달
체로 구분할 경우: 해는 (달에 비해) 그 형체가 탁하고 달은 청(淸)하여 맑고 투명한 성질이 있어 품격이 있으므로 해는 음, 달은 양에 속합니다.
용으로 구분할 경우: 해는 뜨겁고 밝으며 달은 차가우며 비교적 어둡기 때문에 해는 양, 달은 음에 속합니다.
여자와 남자
체로 구분할 경우: 여자의 인내심은 심중(心中)이 강하며, 남자가 여자보다 매사에 단념이 빠르고 지조의 관념이 적은 것을 볼 때 여자는 내강(內剛), 남자는 내유(內柔)하므로 여자는 양, 남자는 음에 속합니다.
용으로 구분할 경우: 남자의 외모가 더 건실하며 여자보다 활동적인 성질이 있으므로 남자는 양, 여자는 남자보다 외형이 유약하고 활동성이 적으므로 여자는 음에 속합니다.
여름과 겨울
체로 구분할 경우: 여름은 습도가 높으므로 음성이 되고, 겨울은 여름보다 건조하므로 조(燥)의 속성을 지니므로 여름은 음, 겨울은 양에 속합니다.
용으로 구분할 경우: 여름은 열이 많아 만물이 왕성히 활동하므로 양, 겨울은 날이 추워 기운이 응축되고 만물이 쉬는 시기이므로 음에 속합니다.
여기서 한가지 기억할 점은 어떤 사물을 음양으로 구분할 때 체용 중에서 주로 쓰는 기준이 관습적으로나 상황에 따라서 정해져 있다는 점입니다.
보통 수화(水火)를 수:음, 화:양 으로 구분하는데 이 때 사용되는 기준은 용(用) 입니다.
앞으로는 사물이 음양으로 규정될 때 체와 용중에 어떤 기준으로 접근한 것인지 고민해 보시면 좋겠습니다.